떠나버린 당신의 허물을 끌어안고어제 찢은 편지를 곱씹다가당신에게 한 아름 포도를보낼거에요 물론시어버린 그것을 포기하지 못하는나는 조금 아쉽기도 해요그냥 나를 안아줄래요?어떤 내제도 없는 채로당신의 온기를 전해주고그저 기억을 부풀려그냥 나를 죽여줄래요?조금이라도 특별하고팠던지난 날의 나는 당신에게마치 감기처럼,아무 일도 없었던 양 살아갈당신이 너무 밉고 무서워요죽어버린 내 시체를 흘겨보다푸르른 하늘을 우르르기에 나는그냥 나를 안아줄래요?어떤 애정도 없는 채로그런 당신을 사랑해요받아들이기 어렵지만그냥 내게 말해줄래요?내게 어떤 감정도 없다고툭 던진 돌에 맞은 나는그조차도 샘이라고그조차도 달콤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