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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

naelmaybe 2025. 3. 11. 05:05

떠나버린 당신의 허물을 끌어안고

어제 찢은 편지를 곱씹다가

당신에게 한 아름 포도를

보낼거에요 물론

시어버린 그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나는 조금 아쉽기도 해요

그냥 나를 안아줄래요?

어떤 내제도 없는 채로

당신의 온기를 전해주고

그저 기억을 부풀려

그냥 나를 죽여줄래요?

조금이라도 특별하고팠던

지난 날의 나는 당신에게

마치 감기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살아갈

당신이 너무 밉고 무서워요

죽어버린 내 시체를 흘겨보다

푸르른 하늘을 우르르기에 나는

그냥 나를 안아줄래요?

어떤 애정도 없는 채로

그런 당신을 사랑해요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그냥 내게 말해줄래요?

내게 어떤 감정도 없다고

툭 던진 돌에 맞은 나는

그조차도 샘이라고

그조차도 달콤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