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많이 어지럽습니다. 발 잃은 말들은 땅을 딛지 못한 채 허공을 나부끼고, 썩 역겨운 꼴을 유지합니다.
많이 지쳤습니다.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 상처투성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연히 웃을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어도 공격받지 않을 자격이 있습니다.
지방선거는 선관위의 무능으로 인해 민주주의 이름 앞에 부끄러운 꼴입니다. 하지만 이르고 싶은 것은 부실한 행정이 부정한 조직적 행동의 증거가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겁니다.
우선 행정부는 선거 효력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선관위는 독립된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 역시 어쩌면 조금 웃긴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독재를 요구하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선관위도 언론도 믿을 수 없다는 식의 태도는 결과를 창출해내기 어렵습니다. 그 논리 자체로 폐쇄적이며 모든 것을 부정하므로 반증을 원천 봉쇄합니다. 우리는 함께 대화하고 서로의 목소리를 들어야합니다. 의심하는 만큼 포용하는 태도 역시 필요합니다.
사전투표와 본투표는 득표율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정치 성향의 분포엔 여러가지 영향의 원인이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유권자들은 본투표를 선호하며, 보수세가 강한 지역은 본투표의 투표율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표 역시 사람을 모으는 것이므로 변수가 무궁무진합니다. 따라서 이것은 부정 선거의 증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방선거에 투표할 수 없습니다. 만 18세 이상, 3년 이상의 대한민국 영주권 보유 및 지자체 등록 요건 등 외국인의 투표권에 대한 조건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입국시켜 투표하게 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많은 인구 위기를 겪은 국가들이 그래왔듯 대한민국 역시 현재 많은 이국 땅의 젊은이들을 맞이하는 중에 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임을 알고 있습니다. 많이 낯설고, 또 무서울겁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을 미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온 사람들일 뿐입니다. 우리가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유쾌한 경험이 될 수도 있겠죠. 허나 만약 별다른 이유 없이 그들의 민족적 정체성/배경을 들어 그들을 미워하고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면, 그건 명백한 인종차별 행위입니다. 그런 부끄러운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경찰은 6.3 선거사범 4191명 중, 1365명. 즉 3할이 넘는 숫자가 가짜 뉴스/허위사실 유포였다고 밝혔습니다. AI 딥페이크를 통한 선거운동도 51명, 32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정보를 경계해야합니다. 내가 듣고 읽는, 심지어는 내가 뱉는 말에도 의심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정보가 너무나도 빠르게 퍼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리터러시를 배워야 합니다.
SNS에서는 가상의 분노가 퍼뜨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미워할 필요도, 실존하지도 않는 사건과 말들,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 분노하고 감정을 쏟곤 합니다. 이 얼마나 우스운 세상이냐 묻는 저 역시도 마냥 웃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모든 정보를 경계하고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당장 제가 적고 있는 이 글마저도요.
또한 우리는 침해받은 우리의 투표권, 선관위에게 분노해야 합니다. 투표 용지 부족 사례는 명명백백한 선관위의 무능이자 행정 실패이며, 우리는 반드시 침해받은 투표권에 대한 책임을 요구해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이름 앞에 부끄러운 모습이 되어버린 선거는 다시 이루어져 마땅할 것입니다. 나는 재투표/재선거를 지지하는 바입니다.
세기를 같이하는 나의 친구들이여! 부디 진실로 분노하십시오. 우리는 서로 미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웃을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는 행복할 자격이 있습니다.